올림픽 내내 선전을 한 선수들을 보면서 생각했던 것 한가지는,
그들은 어떻게 고독을 이겨냈는가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과학과 예술,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성공한 자들에겐
고독을 이겨내는 능력이 있다.
좀 고독했다. 보라매에서의 3년은...
그 고독 앞에서 어느 정도는 이겨냈고, 어느 정도는 패배했다.
그래서 내 일도 어느 정도는 성공했고, 어느 정도는 실패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겨웠던 것은,
자꾸만 패자의 논리를 만들어내는 나 자신이었다.
홀로 Non-captive market을 뚫어냈으니까.
경쟁자도 없는 맨땅을 내 힘으로 개척해냈으니까.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 뿐이니까.
하지만, 점점 더 고독해지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구멍가게 사장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세상에 대해 강한 영향력을 갖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물론 좀더 기다릴 수도 있었다.
그러기엔 나를 둘러싼 공기가 너무 숨막혔다.
그렇게 고독 앞에서 무너졌다.
그래서 버렸다.
그리고 돌아가기로 했다.
역시나 조금은 버거운 길이지만,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
환영하는 이는 없다.
단지 이제는 좀더 프로다워야 한다는 것뿐.
자전거를 처음 탈 때처럼,
테헤란로를 처음 가봤을 때처럼,
떨리고 설레이고, 그리고 두렵다.
PS. KTH에서의 3년여간의 생활을 끝내고, IT 서비스/솔루션 업계로 돌아갑니다. 온라인 백업 서비스 사업은, 비록 그 열매는 제 손으로 못땄지만, 그 씨앗은 분명히 이 땅에 뿌려놓고 갑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누군가 이 땅에서 그 열매를 맛나게 소화시키기를 소망합니다. 그들이, 목숨 걸고 땀흘렸던 저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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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고민이 있으셨겠지만, 이제는 훨훨 털어버리시고 멋진 새출발을 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화이팅!!!
네..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컨설팅펌으로 갑니다. 입사하기 전부터 고민이 산더미입니다. 조언 많이 부탁드립니다.
RSS 구독자입니다. 같은 동네에 계셨군요! 쌈밥집에서 점심이라도 같이 했으면 좋았을 걸.
해태 지하말씀하시는건가요? ^^ SAP 하시나봅니다. 저도 이제 SAP와도 좀 친해질 듯..
어디로 가시는지 몰라도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하여 주십시오... ^^
어디로 가는지는.. 제가 안짤리고 계속 이 회사를 다닐 것 같은 확신(?)이 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직을 하시는 군요. 컨설팅 펌으로 가심을 축하드립니다. 하시던 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제가 왜일인지 서운하네요. 온라인 백업, 참으로 힘든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 중에서 하나죠. 솔직히 그 결과를 보고 싶었는데 그것을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새로 둥지를 트는 곳에서도 지금과 같은 열정이면 못할 것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시는 길에 영광 있기를 기원합니다.
서운하시다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저도 저 자신에게 많이 서운했습니다. 2년반동안 700회 이상 갔던 양평동 더존 사무실을 마지막으로 뒤돌아 나오던 순간 목이 메여서 혼났습니다. 회사에서 송별회 마치고 홀로 돌아선 순간부터, 계속 손수건 들고 집에 갔습니다. 저와 제 사업을 끝가지 믿고 기다려주신, 아버지 같은 저희 본부장님의 마지막 말씀만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납니다. 게다가 저는 온라인 백업 사업이 아직도 너무너무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커리어나 이런저런 상황적 이유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한번 포기했으면 깨끗이 잊어야겠죠. 그나저나 한번 뵙기로 해놓구선 결국 못뵈었네요.
결론적으로 저는 지난 3년간 거의 모든 세그먼트에 대해 시도해봤습니다만, Consumer 시장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B2B Solution은 회사의 Vision과 Value Chain과 너무 안맞아서 안벌렸고, B2B Service에서는 SMB 시장에 대해서만, B2B 운영의 Value Chain과 10만개의 SMB 어카운트를 보유한 더존을 통해서 초기시장 개척 정도만 하고 손을 놓은 셈이 됩니다. 물론 제가 SI 같은 것을 하면서 '연명'하는 방법이 있지만, 더 이상의 정치적 행위를 포기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Consumer, B2B Service, B2B Solution)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던 이유는, 시장의 문제보다는, 기술과 운영의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한 악순환 때문인 것 습니다. 특히 기술력은 정말 안습인데, 해외에 나가는 라이센스피와 그에 따르는 기회비용과 리스크를 해결 못하면, 현 시점에서는 아무리 계산시 두들겨도 답이 안나옵니다. 국내에는 왜 기술이 없을까요. 해외 기술이라고 해도 국내 특유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수만 이상의 클라이언트를 수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벤더는 드문 것 같습니다.
어쨌든 현 시점에서 SMB 시장에서 더존ISS가 선점을 했고, 그 세분시장 내에서의 캐즘도 극복했으며, 더존 자체적으로도 운영이나 영업 등 모든 측면에서 경험이 축적되어서 선순환 상태로 진입했고, 지난 8월에 개편한 새로운 플랫폼(엔진 교체)으로 지속적으로 확장해갈 것입니다. 그래서 세무사무소 등과 같은 기존 더존그룹의 고객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섹터로도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같이 하려다가 배신 때린 셈이긴 하지만...
그리고, 빠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쯤에는 EMC, Symantec, IBM 등이 SMB 및 Consumer 시장 타겟으로 한글판 서비스를 시도할 수도 있겠죠. 이들이 기술이나 비용우위에서는 유리하긴 하겠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영업이나 운영 측면에서는 더존이 당분간은 유리할거라고 봅니다.
제가 전략기획 스탭으로 모 컨설팅회사에 가기로 했고 오늘 첫출근을 했는데, 설명드리기 좀 복잡하지만, (만약에 제가 계속 다닌다면..) 경영컨설팅 사업보다는 IT 서비스 사업에 더 많이 관여할 예정입니다. 뭐 그러다보면 온라인 백업 서비스를 하게 될지도 모르죠. 물론 그때는 직접 사업 운영을 하진 않겠지만요..
아무튼 그간 감사드립니다. 당분간 백업 이야기는 못할 것 같네요..